청송건강칼럼(532) 한국인 비만 지도 | 관리자 | 2023-11-29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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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松 건강칼럼 (532)... 비만과 LCHF 다이어트 박명윤(보건학박사, 한국보건영양연구소 이사장) 한국인 비만 지도(肥滿地圖) 국민건강보험공단은 2005-2015년 전국에서 일반건강검진을 받은 성인들의 체질량지수(BMI), 복부비만 등 빅데이터 1억3000만건을 분석한 ‘비만 지도’를 최근(11월 6일)에 공개했다. 환경이 상대적으로 쾌적한 제주도와 강원도가 전국 17개 광역시도 가운데 비만 환자가 많아 1위(제주도)와 2위(강원도)를 차지했다. 제주도는 고도비만(7.3%)과 복부비만(25.2%)도 전국에서 가장 높았다. 보건복지부 질병관리본부가 발표한 ‘2015년 지역사회 건강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전국에서 제주도(20.5%)와 강원도(21.8%)가 ‘건강생활 실천율’이 가장 낮았다. 즉, 금연ㆍ절주ㆍ걷기 등 3가지 건강생활을 조사한 결과 강원도는 술을 가장 많이 마시고, 담배를 가장 많이 피우는 지역으로, 제주도는 걷기 운동을 가장 적게 하는 지역으로 조사됐다. 체질량지수(體質量指數, Body Mass Index)란 키와 몸무게를 이용하여 비만 정도를 추정하는 계산법으로 몸무게(kg)를 키(m)의 제곱으로 나눈 값이다. BMI지수가 25 이상이면 비만, 30 이상은 고도(高度) 비만으로 분류된다. 복부비만(腹部肥滿)은 배 안의 내장(內臟)과 내장 사이에 지방이 쌓이면서 뱃살이 불룩하게 나온다. 남성은 허리둘레가 90cm 이상, 여성은 85cm 이상일 경우 복부 비만으로 분류된다. 전국 시ㆍ도별 비만 유병률 순위는 다음과 같다. 1위 제주도 42.1%, 2위 강원도 41.6%, 3위 인천시 38.7%, 4위 전남 38.3%, 5위 충남 37.8%, 6위 전북 37.8%, 7위 경기도 37.7%, 8위 충북 37.6%, 9위 대전시 36.5% 10위 경북 36.4%, 11위 울산시 36.3%, 12위 광주시 36.2%, 13위 부산시 36.2%, 14위 세종시 36.2%, 15위 서울 36.2%, 16위 경남 35.5%, 17위 대구시 35.0% 순이다. 전국 시ㆍ군ㆍ구 지방자치단체별로 비만율을 살펴보면, 상위 그룹에는 1위 인천시 옹진군 47.2%, 2위 강원도 인제군 46.2%, 3위 강원도 양구군 46.1%, 4위 강원도 철원군 46.1%, 5위 경기도 연천군 45.4% 순이다. 한편 비만율 하위 그룹은 1위 서울시 서초구 32.1%, 2위 서울 강남구 32.2%, 3윌 경기 성남시 분당구 32.2%, 4위 경기 과천시 32.7%, 5위 경남 창원시 성산구 33.7% 등으로 나타났다. 지역별 비만율의 격차는 소득수준에 따라 건강관리에 대한 관심이 다르기 때문이다. 상대적으로 소득수준이 낮은 농촌 지역이 도시 지역보다 비만율이 높다. 즉 소득 수준 차이가 비만율 격차의 주요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특히 소득수준이 낮고 맞벌이 부모를 둔 청소년들은 라면, 햄버거 등 인스턴트식품을 자주 먹기 때문에 비만 유병률이 높다. 한편 소득수준이 높을수록 건강관리를 잘하고, 균형 잡힌 식생활로 영양상태도 좋다. 농촌지역은 대부분 소득수준이 낮고 운동시설 등 각종 사회 인프라가 도시보다 부족한 실정이다. 이에 농촌주민들은 경제적 여유가 없기 때문에 균형 잡힌 식생활과 규칙적인 운동을 통한 건강관리를 실천하기 어렵다. 또한 음주와 흡연을 무절제하게 하여 건강을 해치고 있다. 이에 지역별로 주민들의 건강 상태에 차이가 나타나므로 지역별 소득, 문화, 환경적 특성을 고려하여 맞춤형 건강관리 대책을 수립하여야 한다. 지난 9월 한 TV 방송사의 다큐멘터리를 통해 ‘저(低)탄수화물ㆍ고(高)지방’ 식사요법이 소개된 후 다이어트와 건강을 위해 이 식사법을 시도해보겠다는 열풍이 불었다. 이에 대해 지난 10월에 한국영양학회ㆍ대한내분비학회ㆍ대한당뇨학회ㆍ대한비만학회ㆍ한국지질동맥경화학회 등은 ‘저탄수화물ㆍ고지방 식이는 건강상에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는 내용의 성명서를 발표했다. 한편 저탄수화물ㆍ고지방(LCHF: Low Carbohydrate High Fat) 식사법의 장점을 주장하는 사람들은 대부분의 비판이 긍정적인 연구 결과를 무시하거나, 오해에서 비롯됐다고 말한다. LCHF 식사법은 북구(北歐) 스웨덴에서 시작된 다이어트 방식으로 스웨덴 국민 중 약 20%가 ‘저탄수화물ㆍ고지방’ 식사를 하고 있다. 한국인에게는 아직 검증되지 않았으며, 이 식사법에 대한 찬반 주장을 쟁점별로 보면 다음과 같다. 심혈관질환 관련성에 대하여 비판론자는 포화지방을 과다하게 섭취하면 지방이 혈관 벽에 달라붙어 염증을 유발하는 LDL 콜레스테롤 수치를 높여, 심혈관 질환 발생 위험이 높아진다. 또한 에너지원으로 소진되지 못한 지방이 체내에 쌓이면 고지혈증 위험도 높아진다고 본다. 찬성론자는 지방과 심혈관 질환은 관계가 없다고 말한다. 영국 케임브리지대학 초우두리 교수팀이 관련 논문 78건을 검토한 결과 고기 같은 동물성 식품에 든 포화지방이나 코코넛오일 속 포화지방을 많이 먹어도 심혈관질환 위험이 높아지지 않는다고 했다. 비판론자들은 탄수화물을 과도하게 제한하면 우리 몸은 에너지원을 지방에서 사용하므로 지방이 분해 될 때 분비되는 케톤(ketone)의 혈중 농도가 높아지면 두통이나 피로감 등이 생길 수 있으며, 심할 경우 우리 몸이 산성화되면서 혼수상태가 유발될 수 있다. 탄수화물이 부족하면 탄수화물 분해로 생산되는 포도당을 주 에너지원으로 쓰는 뇌는 집중력을 잃을 수 있다고 말한다. 한편 찬성론자들은 저탄수화물 고지방식을 하면, 3-4주 차에 케톤산증(ketoacidosis)과 같은 증상이 생길 수 있으나 대부분 그 시기가 지나면 증상이 사라진다. 또 케톤도 뇌 기능에 필요한 에너지원(포도당의 75% 수준)으로 쓰일 수 있기 때문에 탄수화물 섭취 부족에 따른 문제는 생기지 않는다고 본다. 식사의 지속 가능성에 관하여 비판론자는 LCHF 식사를 하면 3-4주쯤에 케톤산증 증상이 나타나고 탄수화물에 대한 욕구가 늘기 때문에 지속하기 어렵다고 말한다. 한편 찬성론자들은 한식으로도 지방 80%, 탄수화물과 단백질 20%의 비율로 극단적이지 않은 식단을 짤 수 있기 때문에 지속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동아일보(11월 12일자) 21면 전면에 주간동아 박세준 기자가 ‘LCHF 다이어트’에 도전하여 7일간(10월 24-30일)의 체험기가 실려 있다. 박 기자는 신장 175cm, 체중 92kg이며, 일주일 새 5kg 감량하여 87kg이 되었다. 우리나라 성인 남성(30-49세)의 하루 에너지 필요추정량은 2400kcal이다. 박 기자가 섭취한 영양소 구성을 보면 1일 차 773kcal(지방 54%, 탄수화물 7%), 2일 차 1585kcal(지방 66%, 단백질 24%, 탄수화물 3.6%), 3일 차 1534kcal(지방 70%, 단백질 23%, 탄수화물 0.3%), 4일 차 2015kcal(지방 65%, 단백질 23%, 탄수화물 4.7%), 5일 차 2042kcal(지방 70%, 단백질 25%, 탄수화물 0.9%), 6일 차 965kcal(지방 38%, 단백질 22%, 탄수화물 5.5%), 7일 차 1617kcal(지방 69%, 단백질 25%, 탄수화물 6.2%)이다. 다이어트 도전기간 동안 1일 에너지 섭취가 가장 적은 <1일 차>와 칼로리 섭취가 가장 많은 <5일 차> 식단을 비교해 보면 다음과 같다. 1일 차: <아침>베이컨, 달걀부침, 상추. <점심>슬라이스 햄, 토마토, 양상추. <간식>삶은 계란. <저녁>버터, 차돌박이, 버섯상추. 5일 차: <아침>베이컨, 달걀부침. <점심>버터, 차돌박이, 버섯, 숙주나물, 올리브. <간식>치즈, 소시지, 삶은 계란. <저녁>삼겹살. 동아일보 디지털통합뉴스센터와 주간동아가 공동으로 기획한 ‘LCHF 다이어트 7일간의 체험기’는 동아일보 페이스북을 통한 실시간 검증방식을 적용해 실험을 진행했다. 매일 박세준 기자의 체험기 영상을 올린 뒤 반응을 살펴 실시간으로 궁금증을 해소해주자는 취지였다. 박 기자의 실험 영상을 접한 사람들은 체중 이외에도 얼굴색과 목소리 변화까지 감지해 다이어트 효과를 묻고 따졌다고 한다. LCHF 다이어트 체험시작 후 일곱째 날에 부작용으로 박 기자의 몸에 반점(斑點)보이더니 다음 날 피부발진(皮膚發疹)이 온몸으로 번져 격려와 응원을 보내던 사람들도 부작용을 확인하면서 “이렇게 위험한 다이어트인지 몰랐다”고 놀라워했다고 한다. 이에 지난 10월 26일 국내 5개 의학 및 영양학회가 공식성명으로 밝힌 부작용 위험성을 입증한 셈이다. LCHF 다이어트는 직장인이 지속하기는 힘들고, 다이어트 부작용으로 병원을 찾는 환자가 늘었다고 한다. 비만이 당뇨병, 심장병, 대장암, 전립선암 등 서구(西歐)형 암의 위험을 높이는 것은 사실이지만, 비만에 대한 논의가 상업적 측면과 연결되면서 인종별 특성을 고려한 연구 없이 비만기준이 정리된 측면도 있다. 따라서 서양에서 개발한 BMI지수 기준을 한국인에게 무조건 적용하는 것은 무리라는 주장이 있다. 대한비만학회는 체질량지수(BMI) 23 이상일 때 과체중(overweight)으로, 25를 넘어가면 비만(obesity)으로 분류한다. 서양인의 비만 기준은 BMI 30이상이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아시아인의 경우 BMI가 25-30이라도 서양인보다 대사질환 발병 위험이 높다는 이유로 아시아인을 위한 비만 기준을 신설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BMI 25 이상’이라는 우리나라 비만 기준이 나치게 엄격하므로 기준값을 변경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이에 아시아인에게 적합한 BMI지수 판단 기준을 설정하기 위하여 서울대 의과대학 예방의학교실 유근영 교수팀이 ‘아시아 코호트 컨소시엄(Asia Cohort Consortium)’을 꾸려 한국, 일본, 중국 등 7개국 19개 코호트로 구성된 114만명의 아시아인(한국인 2만명 포함)을 평균 9.2년간 추적 관찰한 결과에 따르면 아시아인 특히 한국, 중국, 일본 국민들의 사망위험도가 가장 낮은 구간은 BMI 지수가 25.1-27.5로 <경도 비만> 구간이다. 연구결과는 의학 분야 최고 권위지로 꼽히는 동아시아인의 비만정도/ BMI 지수/ 사망위험도는 다음과 같다. <저체중> BMI 15.0이하/사망위험도 2.76, 15.1-17.5/ 1.84 <저체중-정상> 17.6-20.0/ 1.35 <정상> 20.1-22.5/ 1.09 <정상-과체중> 22.6-25.0/ 1 <경도 비만> 25.1-27.5/ 0.98, 27.6-30.0/ 1.07 <고도 비만> 30.1-32.5/ 1.2, 32.6-35.0/ 1.5, BMI 35.1-50.0/ 사망위험도 1.49. 현대인은 적정 체중을 유지하면서 건강한 삶을 영위하기 위하여 금연(禁煙)과 절주(節酒)를 실천하면서, 하루 3끼 식사를 규칙적으로 알맞게 먹는 정식(正食)과 하루 30-60분간 땀이 나고 숨이 찰 정도의 운동을 일주일에 5일 정도 실시하는 정동(正動)을 생활화하여야 한다. 글/ 靑松 朴明潤(서울대학교 保健學博士會 고문, 대한보건협회 자문위원, 아시아記者協會 The AsiaN 논설위원) <청송건강칼럼(532). 2016.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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