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붓아들을 숨지게 한 40대 계모가 3일 영장실질심사를 위해 천안지원으로 향하고 있다. [뉴스1]](https://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2006/08/3770b0f7-bb35-4da2-bd53-a5bf560cfb31.jpg)
의붓아들을 숨지게 한 40대 계모가 3일 영장실질심사를 위해 천안지원으로 향하고 있다. [뉴스1]
정 총리는 “보건복지부 등 관계부처는 이번 사건을 면밀히 분석해 그간 정부 차원에서 마련해 온 아동학대 방지대책이 현장에서 제대로 작동하고 있는지, 추가로 보완할 점은 없는지 철저히 점검해 주시기 바란다”고 지시했다.
천안의 9살 아동 학대 사망 사건은 코로나19로 인해 아동 학대가 증가할 것이라는 전문기관의 경고가 현실로 나타난 사례다. 정 총리는 이런 사건이 재발할 것을 우려해 경고 메시지를 보낸 것이다.
아동권리보장원에 따르면 올 1분기(1~3월) 아동학대 신고 접수는 6887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7336건)보다 449건 줄었다. 그렇지만 아동권리보장원은 실제 아동 학대가 줄었다고 판단할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코로나19로 인해 개학이나 개원이 미뤄지며 신고 의무자인 교사나 아동복지시설종사자의 아동 학대 의심 신고가 큰 폭으로 줄었기 때문이다. 지난해 초·중·고 교직원의 1분기 신고는 632건이었지만 올해는 169건으로 73.3%(463건)나 감소했다. 의료인, 의료기사의 경우도 75건에서 57건으로 줄었다. 다행히 이번 천안 사건은 단국대병원이 기민하게 대응해 아동학대를 발견했지만 이후 조치가 미흡해 비극이 초래됐다. 아동권리보장원은 코로나19가 야기한 이상한 통계에 숨어 있는 ‘사각지대’를 점검해야 한다고 지적해 왔다.
게다가 신고의무가 없는 사람들의 아동학대 신고는 오히려 늘었다는 점도 전체 아동 학대 건수가 줄어들지 않았을 것이라는 주장에 힘을 보탠다. 비신고의무자의 신고 건수는 6050건으로 지난해 6001건에 비해 49건 증가했다. 아동 본인이 직접 신고한 경우도 1142건으로 지난해 966건에 비해 14% 늘었다.
![지난 1일 저녁 A군이 병원으로 옮겨지는 모습. 오른쪽 노란 옷이 계모 B씨. [연합뉴스TV 캡처]](https://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2006/08/92bb2f24-85ce-4781-afa0-871bc7de2d8f.jpg)
지난 1일 저녁 A군이 병원으로 옮겨지는 모습. 오른쪽 노란 옷이 계모 B씨. [연합뉴스TV 캡처]
공혜정 대한아동학대방지협회 대표는 “‘원가정 복귀’ 이후 철저한 관리가 절실하다”며 “현장에서 적극적으로 아동과 부모를 격리조치 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공 대표는 “아동학대 사건의 경우 아이가 부모와 계속 살고 싶은 마음에 피해 사실을 축소하거나 아예 없다고 말하기도 한다”며 “현장 진술에만 의존하지 말고 부모와 아이를 격리한 뒤 시간을 들여 아이와 신뢰관계를 형성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코로나19로 인해 학교와 보육기관의 개학이 미뤄지며 아동학대 사각지대가 생길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아동학대 신고의무자인 교사 직군의 신고 건수가 급감하면서다. [중앙포토]](https://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2006/08/5ec102fe-eddd-48d4-a6e8-e097d552f938.jpg)
코로나19로 인해 학교와 보육기관의 개학이 미뤄지며 아동학대 사각지대가 생길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아동학대 신고의무자인 교사 직군의 신고 건수가 급감하면서다. [중앙포토]
경찰 등에 따르면 숨진 아동의 의붓어머니 A씨는 지난 1일 천안시 서북구의 한 아파트에서 피해 아동을 여행용 가방에 가뒀다. 7시간 정도 가방에 갇혀 있던 피해 아동은 의식을 잃었고 지난 3일 결국 숨졌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아들이 거짓말을 해 가방에 가뒀다”고 진술했다고 한다.
A씨의 학대 정황은 처음이 아니다. 피해 아동은 어린이날인 지난달 5일에도 머리를 다쳐 단국대학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다. 당시 치료를 맡은 의료진은 가정폭력을 의심해 치료 이틀 뒤 경찰에 신고했다고 한다. 이후 아동보호전문기관 상담사가 A씨의 집을 방문해 상담을 진행하고 최근까지 모니터링하고 있었다는 정황도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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